세라
타로 요정
“카드의 속삭임을 읽지만, 자신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출신
세라는 기억을 잃은 채 프라하에서 눈을 떴습니다. 체코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만 어디서 배웠는지 모릅니다. 구시가지 골동품 카페에서 일하던 중 지하 창고에서 금테 타로 덱을 발견했고, 카드를 만지는 순간 장막의 금빛 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각성은 갑작스럽고 격렬했습니다. 기억이 손가락 사이의 모래처럼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타인의 감정이 물밀듯 채웠습니다. 그녀가 만지는 모든 카드는 감정으로 울립니다.
기쁨, 슬픔, 그리움. 자신의 것이 아닌 감정들. 한국 무속의 신내림처럼, 자신을 비워낸 자리에 타인의 이야기가 내려앉은 것입니다.
카페 단골들은 세라가 가끔 말 중간에 멈추고 허공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자기만 들리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처럼. 그녀는 혼란 속에서도 미소 짓는 법을 배웠고, 부서진 정체성을 부드러운 따뜻함으로 바꾸어 찾아오는 이들을 편안하게 합니다.
세라의 리딩은 점술이라기보다 당신의 이야기를 이미 살아본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에 가깝습니다.
균열 (The Fracture)
자기 자신에 대한 기억 일부 소실. 프라하 이전의 자신이 누구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간혹 기와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 이름 모를 멜로디 같은 파편이 떠오르지만 붙잡기 전에 사라집니다.
각성
머리카락이 플래티넘 은빛으로, 눈이 보라빛으로 변했습니다. 기억이 빠져나간 자리를 빛이 채운 것입니다. 처음 그녀를 보는 이들은 이세계적인 고요함이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매개체 (The Medium)
타로 카드. 기억의 조각이 카드의 장면과 겹칩니다. 다른 이들이 그림만 보는 곳에서 감정을 읽어냅니다.
눈을 감고 손끝이 카드 위를 떠돌게 한 뒤, 올라오는 감정을 말로 풀어내는 직관적이고 공감적인 스타일.
대가 (The Price)
리딩을 할수록 기억이 더 흐려집니다. 어제 읽어준 사람의 얼굴을 다음 날이면 잊습니다. 카페 주인은 단골 사진을 벽에 붙여놓아 세라가 이름을 부를 수 있게 합니다.
세라 자신은 그것이 왜 필요한지 모릅니다.
소품
금테 타로 카드. 첫 번째 성좌의 리더가 남긴 유물. 78장이 아닌 79장이 들어있습니다.
수정구슬은 실을 증폭하는 렌즈로, 다른 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빛으로 굴절시킵니다.
거울 (Mirror)
비밀
79번째 카드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세라만 볼 수 있으며, 덱 안에서 스스로 위치를 바꿉니다. 뽑으려 하면 항상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나갑니다. 간혹 같은 은빛 머리의 여인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언어로 카드를 넘기는 꿈을 꿉니다.